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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

Basketball/KBL & KBA 2009. 10. 10. 03:02 Posted by sixman.kr

2009년 10월 8일 목요일 

안양 KT&G : 인천 전자랜드 2009-2010 시범경기 3쿼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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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점프볼 이선영 기자

파울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그와 상관없이 농구 팬들을 실망시키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의 행동에 대해서 한마디 해본다.

필자는 아마추어 농구심판활동(NABA)을 하고 있다.

농구라는 종목의 특성 상 어느 정도의 신체접촉은 일어날 수도 있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다른 무리나 동물의 영역으로 들어갈 때 목숨을 건 싸움을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 이건 뭐 몸이 조금만 닿기만해도 소리지르고 심판한테 항의하고 더군다나 체격에서 눈에 띄게 차이나는 옥범준에게 수차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옥범준은 포인트 가드이고 서장훈은 센터라서 부딪힐 수 있는 상황자체가 거의 없는데 신경을 거슬리게 할 게 뭐가 있나?


경기 초반부터 봉하민 심판과 신경전을 벌이다 기어이 테크니컬까지 선언받았던 서장훈은 봉하민 심판을 계속 의식하는 듯 무리한 돌파로 파울 상황을 만들려 노력했고 몇 개는 성공한 듯 보였다. 하지만 3쿼터에 기어이 일이 터졌다.
이현호와 몸싸움이 있던 상황에 파울이 불리지 않자 인게임 상황에 코트에 그대로 대자로 누워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넘어지면서 손목을 다친 건가 했지만 이게 웬일? 자신의 팔이 긁힌 것을 보라며 파울 콜이 없었던 것에 심판에게 짜증섞인 표정으로 어필하고 있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이현호가 두 손을 내밀면서 일으켜 세워 주려고 했지만 본 척도 안하면서 쌩~
(이어진 상황에서 이현호는 뭔가 작심한 게 있는 듯 서장훈을 상대로 주간명장면에나 들어갈 법한 멋진 스핀무브 훅슛을 성공시켜 팬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고 교체되어 벤치로 들어갈 때는 팀동료들의 무한 하이파이브를 받았다.)


물론 이상범 감독의 말처럼 KT&G 선수들이 황진원을 제외하면 100% 식스맨 또는 플레잉 타임이 고작 2~3분이었던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진행하여 선수들이 의욕 넘치는 타이트한 수비가 많았다.
그렇지만 너무 심한데? 라는 몸싸움도 없었고 혹시라도 파울이 일어나면 KT&G 선수들은 바로 사과의 제스츄어도 보였다.


서장훈의 1만득점을 달성했을 당시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지만 필자는 서장훈의 경기 중 욕설과 항의도 열정으로 판단했었기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저 아저씨 아픈거야?"라고 물어보는 7살 딸아이와 서장훈이 득점할 때 마다 고사리 손으로 박수를 친 5살 아들, 그리고 게임에서 뛴 선수 중에 유일하게 서장훈만 안다는 와이프에게 경기 중에 일어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할 지 참 난감했다.

경기장에 새신부까지 온 상황에서 조금 더 진중한 모습으로 대처했다면 얼마나 보기 좋았을까.

서장훈은 필자보다 1살 많은 36세.
농구를 좋아하기 시작한 중학교 때부터 20년 이상을 봐왔지만 오늘처럼 실망했던 적은 없었다.

이제 한 여자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또 한 아이의 아버지로 우뚝 서있어야 하기에 오늘 같은 일은 다시 없었으면 하는 게 순수한 팬으로서의 바램이다.

                                                                                                    - Sixman.kr -